[리뷰] 야사와 만화로 배우는 인공지능 1



루나파인북스 출판사의 "야사와 만화로 배우는 인공지능 1(권건우 글/허령 그림)"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


어려운 인공지능을 만화로 먼저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이 만화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본 도서를 통해서가 아니다. 국내에 AI 분야로 가장 활성화된 페이스북 커뮤니티인 TensorFlow KR에서 공유글을 통해 야사와 만화로 배우는 인공지능페이지를 알게 되었다.

AI 분야가 딱딱하고 배우기 어려운 주제인만큼 만화를 통해 기본 개념을 익히고 그동안의 연구가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에 공유되는 만화를 종종 즐겨 읽었다.

새로운 주제의 만화가 올라올 때면 잠시 머리식히는 용도로 제격이었는데 어느덧 양이 꽤 많아졌다. 오래 전에 본 내용은 기억도 가물했고 가끔 우연히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만났기에 놓치는 회차도 제법 되었다.

더불어 만화의 내용이 상당히 유익하고 재미있어 언젠가 단행본으로 등장할거라 기대했는데 최근 종이책으로 발간되었다. 이 리뷰는 종이책 1권의 내용을 읽은 소감에 대한 기록이다.

본 도서에 관심있을 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히 핵심을 요약하자면 아래 그림으로 정리해볼 수 있겠다. 본 도서를 구매하면 선물로 증정되는 인공지능 계보도 포스터인데 인공지능에 기여한 연구자들과 연구 주제의 흐름을 한 눈에 정리할 수 있는 귀한 아이템이다. 계보도

이 계보도에 등장한 인물들의 일화이자, 이들이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또 어떠한 연구 성과를 이룩하였는지, 현재의 분야별 고급 모델이 등장하기까지 어떤 난제를 해결해 왔는지 등이 본 도서가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다.

인공지능 입문서를 한 번이라도 접해본 분들이라면 항상 서두에 단골로 나오는 기호주의의 대표주자 마빈 민스키와 연결주의의 대표주자 로젠블랫의 일화를 접해보았을 것이다. 로젠블랫의 퍼셉트론이 XOR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인공지능은 겨울을 맞이했다는 내용은 이제 식상할 정도이다.

이 책에는 이와 비슷한 일화들이 매우 많이 등장한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주인공의 모델이 된 튜링 테스트로 유명한 앨런 튜링, 어릴적부터 천재 소리를 듣고 놀랄 만한 업적을 이룬 폰 노이만, 현대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리는 튜링상 수상자 제프리 힌튼 등 AI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굵직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 차례차례 소개되고 있다.

무엇보다 본 도서의 매력은 각 위대한 인물들이 AI와 관련하여 어떤 철학적 사고를 하였고, 시대별로 주어진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인사이트를 동원하였는지, 복잡한 AI 발전의 흐름은 어떤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겠다.

개똥도 약에 쓸때가 있는 법. 바둑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어릴적 분명이 의미 있는 착점 자리라고 판단했음에도 기원 선생님이나 프로기사들이 가치없는 자리라고 일축하고 설명조차 하지 않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예를들면, 화점의 바로 밑에 해당하는 3*3의 자리에 착점하면 이유도 모른채 혼나거나 포부가 적다는 등 인성에 문제 있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다행히도 알파고의 등장 덕분에 상황과 조건에 다 일리가 있는 수라는 것이 밝혀졌다.

알파고의 등장은 바둑계에 그동안 권위주의 오류를 비롯한 얼마나 많은 편향들이 공유되고 확신되고 있었는지 인간의 아둔함을 크게 일깨워준 계기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편향이 과연 바둑계에만 존재할까?

우리 개개인의 지식과 시각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의미가 있고 때에 따라서 유용해질 수 있다 생각한다. 꼭 세계적인 석학의 견해에 위배되거나 그동안 학회에서 인정해주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개개인의 멋진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일은 AI 시대엔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점에서 독자 개개인이 AI에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지만 당장 연구의 길을 개척하기 어려울지라도 제프리 힌튼 등의 뛰어난 연구자조차 연구 논문을 학회에 게재할 수 없었던 사정 등을 본 도서를 통해 보고 배우며 가고자 하는 꿈을 놓치 않기를 희망한다. 역사는 언제나 미래를 위한 소중한 교훈이다.

본 도서의 또 다른 매력은 AI 연구의 거대한 그물 어느 지점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연결해야 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뉴턴이 말했듯 모든 연구자들은 이전 연구자들이 쌓아놓은 거인의 어깨위에서 새로운 지식의 영역을 개척한다. 대학원에 진학하면 연구 주제를 선정한 후 선행 연구에 돌입하여 과거의 연구를 조사하고 Review 논문을 참고하거나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본 도서는 일종의 일반인들을 위한 Review 논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일반인이 아닌 AI 연구자들에게는 수준이 얕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AI에 기여한 연구자들을 모두 아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기에 잠시 머리식히는 목적으로 새로운 상식과 다른 유관분야를 접하는 것도 의미있을 듯 하다. 혹시 또 아는가?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솟아오를지.

특히 이 책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자라나는 AI 꿈나무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그동안 AI에 어떤 주제가 화두로 연구되어왔는지 쉽고 재미있게 파악하고, 스스로 미래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을 미리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노력만큼이나 소중한 것이 방향이기 때문이다.

중, 고교생이라면 배웠던 수학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알고리즘이 소개되기도 한다. 아래 그림은 코호넨의 SOM(자기조직화지도) 모델인데 이 모델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수학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SOM-1
SOM-2
SOM-3

쉬운 내용을 따라가면서 AI분야의 연구가 어떤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간접 체험해봄으로써 미래의 꿈에 여러 발자국 먼저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벌써부터 2권이 읽고 싶어지고, 3권이 어서 출간되길 기대한다. 아니 그보다 만화로배우는인공지능 포스트가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

딱딱할 수 있는 AI 분야를 흥미로운 만화로 구성하여 커뮤니티에 종종 공유해주시는 두 분 작가들께 감사를 표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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